| Ⅱ. 자기낙태죄
1.
의의
자기낙태죄는 임산부가 스스로 낙태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269조
1항). 주체가 부녀에 국한되므로 신분범의 성격을 지닌다.
2. 객관적 구성요건요소
(1) 범죄주체 본죄의 주체는 임신한 부녀이다.
임부 아닌 자가 본죄의 간접정범이 될 수 있는가에 관하여는, 부정설이
다수설이며 또한 타당하다. 임부 이외의 자가 설령 절대적 강제하에서
또한 임부를 속이고 약물을 복용시켜 낙태에 이르게 한 경우라도 자기낙태죄의
간접정범이 아니고 부동의낙태죄의 직접정범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2)
행위객체 본죄의
행위객체는 모체 내에 살아 있는 태아이다. 태아란 수태 후 형법상 사람으로
취급되는 시점까지는 생명체를 말한다. 즉 형법상 사람의 시기가 태아의
종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분만개시 후 그 완료 전에 정상분만이나 제왕절개수술이
불가능한 난산이 되어 부득이 그 아이를 살해하여 배출시킨 경우는 보통살인
내지 영아살해에 해당할 뿐 낙태가 아니다.
(3)
행위 (a) 낙태의 의의 본죄의 행위인 낙태란 자연적인 분만기에
앞서서 인위적인 방법으로 살아 있는 태아를 모체 밖으로 배출시키거나(좁은
의미의 낙태) 모체내에서 살해하는 것(넓은 의미의 낙태)을 말한다.
낙태는 일종의 태아살해행위에 속하는 것이므로 단순한 상해행위나 손괴행위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본죄를 추상적 위험범으로 보는 한, 일단 자연적인
분만기 전에 태아를 모체 밖으로 배출시키기만 하면 그 태아의 사망
여부에 관계없이 본죄는 성립한다. 그러나 유산되었거나 이미 사망한
태아를 인위적으로 배출시키더라도 낙태는 아니다.
(b) 낙태의 수단 . 방법 낙태의 수단 . 방법에는
제한이 없다. 법문에는 약물 기타의 방법이라고 명시하고 있으나 본죄가
행태의존적 범죄라는 점을 강조하는 의미일 뿐 특별한 방법을 지칭한
것은 아니다.
(c)
기수 본죄는
추상적 위험범이므로 낙태행위의 종료로써 기수가 되며 낙태의 결과
태아의 생명 . 신체에 구체적인 위험이 발생할 필요는 없다. 그리하여
협의의 낙태에서는 태아가 모체 밖으로 배출된 때 기수가 되지만, 광의의
낙태에서는 모체 내에서 태아가 살해된 때 기수가 된다. 모체 밖으로
배출된 태아를 살해하면 낙태죄와 살인죄 또는 영아살해죄의 경합범이
된다.
* 주의 : 우리
형법상 낙태미수는 처벌되지 않는다. 또한 낙태미수로 인해
태아가 상해를 입었더라도 상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태아에게 입힌 상해를 출산 후 사람에
대한 상해죄로 처벌할 수 있는가? 생각건대 태아에게 입힌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상해를 출산 후 사람에 대한 상해로
처벌하는 특별한 구성요건이 없는 한 상해죄의 성립을 부인하는
것이 타당하다. 죄형법정원칙상 유추적용금지의 요구에
반하기 때문이다. 3. 주관적 구성요건요소
낙태의 고의는 최소한 자연적인 분만기에 앞서서
태아를 모체로부터 분리 . 배출시킨다는 점에 관한 인식 . 의사만 있으면
충분하고 태아의 사망에 대한 인식 . 의사가 있어야 한다.
여아인 줄 알고 낙태를 했으나 남아이었던 경우,
또는 우생학적 질병이 있는 태아인 줄 알고 낙태를 시도했으나 정상아였던
경우에도 고의성립에 지장없다.
4.
위법성조각사유
(1) 모자보건법상의 위법성조각사유 종래부터 임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낙태는 긴급피난행위로 정당화되어 왔으나 그 경우가 정당화적
긴급피난인가 면책적 긴급피난인가에 관해서는 논란이 많았다. 그리하여
적응해결방식을 취하는 입법례에서는 이러한 경우를 의학적 적응사유로
실정화하고, 그 밖에도 우생학적 적응, 윤리적(형사학적) 적응, 사회적(경제적)
적응 등을 위법성조각사유로 보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73년 제정된 모자보건법 제14조(1986.5.10 개정, 1987.11.29 개정)는
의학적 . 우생학적 . 윤리적 적응사유가 있는 경우에 임부 본인과 그
배우자의 동의를 얻어 의사가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우리 형법상 위법성조각사유의 체계로서는 법령에 의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2)
적응사유 의학적 적응사유의 경우, 임신으로 말미암아 모체의 생명 . 신체에 위험이
있을 경우에는 태아의 생명을 희생시키는 낙태가 허용된다. 이는 생성중인
태아의 생명보다 모체의 생명 .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초로
한 것이다. 여기에서 모체의 건강을 심히 해한다는 것은 모체의 생명에
위험을 초래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모체의 육체적 . 정신적 건강상태를
현저하게 해하는 경우도 포함한다.
우생학적
적응사유는 유전적 소질이나
임신중독, 임신중의 충격 등과 같은 출생 전의 유해한 영향으로 저능아,
기형아 또는 정상적인 생육을 기대할 수 없는 출산이 확실한 경우에
허용되는 임신중절사유이다. 모자보건법은 본인 또는 배우자가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제14조 1호) 및 본인
또는 배우자가 전염성질환이 있는 경우(2호)에만 임신중절을 허용하고
있다.
윤리적
적응사유에 관련하여, 모자보건법은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한 임신(제14조 3호)이나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이나 인척간의 임신(4호)인 경우에 중절수술을 허용하고 있다.
* 주의 : 모자보건법은
외국의 입법례에서 인정되어 낙태반대론자들의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회적 . 경제적 적응사유는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의학적 적응에 장래의 정신적 건강까지 확장시키면
사회적 . 경제적 곤궁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낙태를
의학적 적응에 포함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확대는
태아의 생명보호의 관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낙태허용기간을 일률적으로 28주 이내로 하고 있으나(동법
시행령 제15조 1항), 임신 22주만 되어도 보조기구의 도움으로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명보호의 관점에서 재고되어야
마땅하다. 적어도 22주 이후의 낙태는 금지하는 입법조치가
취해져야 하리라고 본다.
5. 정범 및 공범관계
(가) 임부가 약물 기타의 방법으로 낙태를 직접
실시하거나 타인에게 의뢰하여 실시시켰는가는 자기낙태죄의 관점에서
아무 차이가 없다. 따라서 타인에게 낙태를 촉탁한 임부는 동의낙태죄의
공범이 아니라 자기낙태죄의 직접정범일 뿐이다.
(나) 타인의 임부의 촉탁 . 승낙을 받아 임부와
공동으로 낙태를 하였을 경우 그 타인의 동의낙태죄와 임부의 자기낙태죄
사이에 공동정범이 성립한다.
(다) 타인이 임부를 교사하여 낙태하게 하면
임부는 자기낙태죄로, 타인은 본죄의 교사범으로 처벌된다.
사례 : 임부가 스스로
낙태하려다가 신체에 이상이 생겨 당장 태아를 배출시키지
않으면 임부의 생명이 위태롭게 되자, 의사로 하여금 긴급피난의
방편으로 태아를 배출하게 했다면 임산부는 자기낙태죄의
간접정범이 된다. |